현대차그룹이 계열사인 현대제철을 통해
특수강 사업에 진출키로 결정하면서 철강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특수강 시장점유율 1위인 세아베스틸이 경남 창녕
공장 준공을 앞둔 가운데 현대제철도 1조원 규모의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15년 하반기부터 특수강 생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수강은 자동차 엔진ㆍ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의 주요 소재로, 자동차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 고로
공사를 마무리한 뒤, 1조원을 들여 100만t 규모의 차세대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특수강 점유율 1위를 지켜오던 세아베스틸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매출이 전체 매출의 95%에 달하며 이 가운데 70%가 현대ㆍ기아차에서 발생했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현대ㆍ기아차와 거래를 한다면 세아베스틸로서는 매출과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특수강 진출 계획을 밝히자 당일 세아베스틸 주가는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로 국내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특수강은 생산설비 부족으로
수입 제품이 국내시장의 27% 가량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중국산이 특수강 시장점유율을 넓히면서 국내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의 특수강 생산량은 전체 철강 제품 중 10%로 독일과
일본의 25% 수준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라면서 “과거 1990년대 포스코가 독점하던 자동차
강판 시장에 현대제철이 뛰어들면서 국내 철강업체
기술력이 한 단계 뛰어올랐던 것처럼 특수강 분야에서도 ‘윈윈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