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특수강봉강 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시장 1위인 세아베스틸이 새 공장 준공을 앞둔 가운데 현대제철도 1조원 규모의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특수강봉강은 생산 설비 부족으로 수입제품이 국내시장의 27%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신규 투자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철강사 증설 잇따라
현대제철은 올 하반기부터 연산 100만 규모의 차세대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 설비 투자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오는 9월 당진제철소의 3고로(용광로) 공사가 끝나면 1조원을 투자, 23만6000㎡ 부지에 특수강 공장을 짓기로 했다. 특수강봉강 생산량이 연 30만에 불과해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 수요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특수강봉강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세아베스틸의 경남 창녕공장 건설도 막바지 단계다. 19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연 54만의 봉강을 비롯한 특수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도 포항 선재(철선)공장 일부를 특수강봉강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특수강봉강은 국내 업체들의 생산량이 수요를 못 맞추는 제품”이라며 “자동차 시장의 성장 등으로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수입대체 효과 클 듯
현대제철의 증설로 세아베스틸 등 기존 국내 업체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는 수입대체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내 특수강봉강 시장 규모는 2002년 130만에서 지난해 288만으로 120%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철강사의 생산량은 118만에서 241만으로 1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수입량은 25만에서 77만으로 200%가량 급증했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수요의 27%를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 중 상당수는 정부 보조를 받아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중국산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의 특수강 생산량은 전체 철강 제품 중 10%에 불과하다”며 “독일 일본 등의 25% 수준에 비해 크게 낮아 수입산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세아베스틸이 입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의 매출이 약간 줄어들 수는 있지만 자동차 시장 성장과 해외 진출 확대 등으로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특수강봉강
봉 형태의 특수강으로 원형강이라고도 한다.
특수강은 고열과 고압에 견딜 수 있게 저탄소강에 니켈, 크롬 등 특수 원소를 합금시킨 것이다. 크랭크축 등 자동차 부품과 건설장비, 기계, 선박 등에 쓰인다.